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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 리뷰 :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이 봄날이다

by 옆방형님 2022. 7. 26.

연극으로 올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양한 군상들이 모이는 장례식장

 

봄날의 전반적인 배경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이다. 보통 장례식장엔 고인의 봄날을 함께했던 사람이나 고인 가족의 봄날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문을 온다. 아들 동혁(정지환)은 배우를 꿈꾸고 있으며 같이 고생하는 스태프들이, 딸 은옥(박소진)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공인중개사를 하는 동생(박혁권)은 같이 일하는 동료와 고객(현봉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주었고, 주인공 호성(손현주)은 자신의 봄날을 함께했던 건달들이 조문을 왔다.


아버지는 누구의 봄날을 원했을까?

자식은 부모의 투영

 

손현주는 자신이 교도소를 간 이유가 아버지가 땅을 팔아 합의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동생에게 원망한다. 반면 손현주의 아들은 8년이나 못 봤던 아버지를 서먹해 하고 딸은 아버지로 취급조차 하지 않는다. 손현주는 딸한테 결혼자금도 마련해 주고 싶고 아들한테 보증금이라도 챙겨주고 싶지만 여건이 안된다. 결국 몇 해 후 어머니까지 보내드리고 집에 돌아 벽에 걸려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보고 자신과 투영하며 통곡한다.


먹고살기 힘들면 알아도 모른척 하게 되는게 인생이죠 ㅎ

다 아는 것 같지만 아직도 모르는 당신에게

 

손현주는 자신을 배신한 석주(허정도)에게 말했 듯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미련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장례식장에서 건달들을 이용해 한탕하려고 했던 것은 다시 자신의 봄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과 딸의 봄날을 위해서라고 해석해야 맞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다 아는 것 같지만 아직도 모르는 당신에게"라고 질문을 흐린다. 필자는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봄날"이다라고 해석하고 싶지만 과대 해석인가 싶다 ㅎ


아들은 배우가 되고 딸은 임신하며 해피엔딩인 것 같지만..

오만하고 드럽게 불친절한 영화

 

배경도 한정적이고 에피소드도 별로 없는 영화라 전반적으로 호흡이 길다. 그렇기에 대부분 해석을 관객들에게 떠맡기는 드럽게 불친절한 영화다. 특히 엔딩까지 알아서 생각하라는 식의 오만한 열린 결말은 두 번 다시 "이 감독(이돈구) 작품은 절대 안 본다"하는 결심을 굳히기에 충분했으며 이 작품은 영화 말고 연극으로 올렸으면 적어도 영화보단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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