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을 복붙 한 마녀 2
마녀 2는 마녀 1과 전개와 똑같다. 기억을 잃어버린 초능력 어린아이가 길을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마음씨 좋은 사람을 만나 가족이 되었는데 마침 자신을 찾으러 온 빌런들에 의해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각성하여 슈퍼 히어로의 본색이 드러난다. 이 정도 시나리오라면 초딩도 쓸 수 있다. 다만 이 단순한 내용을 어디다 초점을 맞추어 어떻게 연출하느냐가 관건인데 마녀 1과 마녀 2는 뭔가 비슷하면서 다르다.
마녀 1과 다른 점?
마녀 1에선 주인공 자윤이 초반 잔잔한 빌드업부터 중반까지 어느 정도 텐션을 유지하다 마지막 반전으로 영화의 포텐을 폭발시켰다면, 마녀 2는 초반 잔잔하다가 박은빈이 출연하면서 뭘 보여줄 거야 하다가, 이종석이 개입하면서 뭘 보여줄 거야 하다가, 서은수가 등장하면서 뭘 보여 줄꺼야 하다가 2시간 지나고 마지막 20여분에 모든 투자금액을 다 때려 부어서 만든 그래픽 쪼가리 액션씬 하나로 결말을 맺는다.
137분짜리 마녀 3 예고편에 불과했다.
결국 마녀 2는 137분 동안 내내 마녀 3으로 결과를 미룬다. 이종석이 왜 등장했으며 어떤 능력이 있는지, 서은수는 왜 구형 모델 주제에 최신형 모델 빌런들한테 깝죽거리는지, 박은빈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진구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조민수의 계략은 어떤 것인지..
개연성 당위성 개나 줘버려.
대략 저 내용들을 하나도 결론짓지 못하고 137분을 다 썼다는 것도 놀랍고, 그만한 서사가 있는 스토리가 아닌데 개연성을 불어넣으려고 하는 것도 답답할 따름이다. 슈퍼 히어로물에 개연성이 뭔 필요하며 당위성이 중요하냐. 걍 다 때려 부수고 눈을 즐겁게 하던가 아니면 각각의 캐릭터들을 살려서 캐릭터들을 부각하던가 해야지 말이다 ㅎ
전혀 기대 안 되는 마녀 3
필자가 만약 투자자라면 마녀 2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할지라도 마녀 3에 절대 투자 안 한다. 얼마나 실망했는지 마녀 2에서 주야장천 떡밥으로 던진 의문점들을 마녀 3에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박훈정 감독은 애초에 3부작으로 마녀를 기획했다고 하는데, 마녀 3에서 저 수많은 떡밥들의 결론을 어떻게 짜깁기할지 걱정이 앞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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